2007년 03월 13일
어딜 다녀 오신걸까
울 집에서 올해의 가장 큰 이벤트는 바로 울 아버지의 환갑생신이 있다는 것이다.
아니카는 벌써 2년 전부터 이 때를 준비하야 적금까정 들었었다. 아니, 사실은 적금은 아니고 적금 붙듯이 돈을 모아왔다. 난생 처음 나도 효도라는 명목하에 뭔가 폼나는 생색을 내보리라 마음 먹었고, 그것은 여행이라도 종목으로 결정지어졌다.
여행을 보내드리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예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그렇듯이, 줄때 좋다고 조용히 받으시는 분들이 없듯이, 보내드린다고 조용히 신나서 떠나실 턱이 없었던 것이다.
급기야...
라면서 아니카의 원맨쇼가 시작되었다.
다음날이었던가? 무조건 돈 다 넣고 예약 걸었다고 말씀드렸더니 그제서야 조용히 받아들이시는 눈치였다. (사실은 언제든지 전액 환불이 가능한 예약금만이 걸린 상태였다.) 물론 끝까지 '싫다니까 거 되게 귀찮게 하네.'라는 인삿말을 잊지 않으시더라. 그리고는 소리 없이 만반의 준비에 들어가시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0-
출발일이 다가오고 이것 저것 자잘한 준비를 도와드린 뒤, 혹시라도 '내가 안온대니까 니가 억지로 보내가지구~'하면서 국제전화라도 걸려오면 어쩌나 하는 상상도 해봤다. 그런데, 떠나신 뒤로, 아예 전화 한통화 없으시더라. -_- ;;;
어제 돌아오셨다. 잘 다녀오셨냐니까 좋았다고 얼굴빛이 밝으시다. 물론 햇볕에 까맣게 그을리셨음에도 말이다. 오페라하우스가 있는 항구가 얼마나 멋지던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으셨다는 것과, 샌드보드가 너무 재밌어서 우겨서 한번 더 탔다는 것 등 얘기꺼리가 한보따리셨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내 마음도 즐겁기만 했다.
오늘은 집에 들어오니 내 방에 뭔가가 놓여져 있었다.

처음엔 뭔지 못알아 봤는데, 뒤적거려보니 숄더백이었다. 여행가셔서 사오신 선물인것 같은데, 사실 내 스타일이랑 살짝~ 상당히~ 안맞아주신다. -_- ;;;
어디다 쓸까 싶어 잠시 뒤적거리다 보니
아니카는 벌써 2년 전부터 이 때를 준비하야 적금까정 들었었다. 아니, 사실은 적금은 아니고 적금 붙듯이 돈을 모아왔다. 난생 처음 나도 효도라는 명목하에 뭔가 폼나는 생색을 내보리라 마음 먹었고, 그것은 여행이라도 종목으로 결정지어졌다.
여행을 보내드리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예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그렇듯이, 줄때 좋다고 조용히 받으시는 분들이 없듯이, 보내드린다고 조용히 신나서 떠나실 턱이 없었던 것이다.
안간다니까 왜 자꾸 그러니? 돈 아깝지 않아? 왜 해외까지 나가서 돈을 뿌리고 와!이런 우리나라 경제를 걱정하시는 깊고 깊은 뜻을 끝까지 져버리지 않으시며, 나를 매국노 쯤으로 격하시키기 시작하시는 것이었다. -_- ;;;
급기야...
그럼 좋아. 그 돈 그냥 우리 줘라. 우리나라 한바퀴 돌란다.정말 여행을 가시기나 한다면 진짜 그냥 돈으로 드린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 돈이 부모님 주머니로 들어가는 순간, 우리 집 쌀독은 그득 차올라 동네 생쥐들만 포식할 일이 생길 것이며 일년에 몇 번 못 먹는다는 소고기국이 밥상에 올라 앉으리라는 사실을...
내가 미쳤어? 어떻게 모은 돈인데 그렇게 생색도 나지 않는 데다 써버리게 그냥 놔둔데요?
내가 모를 줄 알구? 어른들이 뭔 재미로 사는지 나도 좀 안단 말이지~!
라면서 아니카의 원맨쇼가 시작되었다.
아니카 1(아버지 친구라는 설정) : 아니, 자네는 한동안 연락도 안되던데,식사드시다 말고 어머니 아버지가 웃음통이 터져버리셨다.
어디 갔었나?
아니카 2(울 아버지라는 설정) : 아니 뭐, 애가 어딜 좀 가라고 하도 성화를 부려서.
아니카 1 : 어디? 어딜 가랬길래 그래?
아니카 2 : 아니 뭐... 환갑이라나 해서... 요즘 누가 환갑을 챙긴다고 ...
여행을 가라고 하도 귀찮게 굴어서.
아니카 1 : 아이구! 좋은 데 갔다 왔나 보네. 어디 갔었나, 어디?
아니카 2 : 아니 그냥 여기 가까운데...
아니카 1 : 가까운데 어디? 일본? 중국?
아니카 2 : 아니 뭐, 호주를 끊어놨더라구.
아니카 1 : 아이구~ 효녀뒀네. 요즘 누가 환갑에 그런데까지 보내준데.
자식 농사 잘 지었어. 좋겠구만. 허허~ 부럽네 그려.
아니카 2 : 아니 뭐... 피곤만 하구 뭐.
거봐, 나도 뻔히 다 안단 말이지. 그니까 보내드릴 때 재미나게 다녀오세요. 이제 지나면 내가 또 언제 보내드릴 수 있는지 나도 모른단 말예요.
다음날이었던가? 무조건 돈 다 넣고 예약 걸었다고 말씀드렸더니 그제서야 조용히 받아들이시는 눈치였다. (사실은 언제든지 전액 환불이 가능한 예약금만이 걸린 상태였다.) 물론 끝까지 '싫다니까 거 되게 귀찮게 하네.'라는 인삿말을 잊지 않으시더라. 그리고는 소리 없이 만반의 준비에 들어가시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0-
출발일이 다가오고 이것 저것 자잘한 준비를 도와드린 뒤, 혹시라도 '내가 안온대니까 니가 억지로 보내가지구~'하면서 국제전화라도 걸려오면 어쩌나 하는 상상도 해봤다. 그런데, 떠나신 뒤로, 아예 전화 한통화 없으시더라. -_- ;;;
어제 돌아오셨다. 잘 다녀오셨냐니까 좋았다고 얼굴빛이 밝으시다. 물론 햇볕에 까맣게 그을리셨음에도 말이다. 오페라하우스가 있는 항구가 얼마나 멋지던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으셨다는 것과, 샌드보드가 너무 재밌어서 우겨서 한번 더 탔다는 것 등 얘기꺼리가 한보따리셨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내 마음도 즐겁기만 했다.
오늘은 집에 들어오니 내 방에 뭔가가 놓여져 있었다.

처음엔 뭔지 못알아 봤는데, 뒤적거려보니 숄더백이었다. 여행가셔서 사오신 선물인것 같은데, 사실 내 스타일이랑 살짝~ 상당히~ 안맞아주신다. -_- ;;;
어디다 쓸까 싶어 잠시 뒤적거리다 보니

MADE IN

THAILAND
-┏
울 어무이 아부지는...
대체...
어딜 다녀오신걸까.
# by | 2007/03/13 23:24 | NonFiction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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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다 인생이 그런거 아니겠수??
나두 프랑스갔을때 급하게 자명종 시계한개 샀더니,,, 메이드 인 차이나,,,
그후로 꼭 어디서 만들었나 확인한다는,,,ㅋㅋ
저 가방 제가 태국 갔다가 과외 하는 애 선물로 사간 거랑 거의 비슷하네요. 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 상품 중 하나인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이것저것 자잘한 물건들 잘 넣어가지고 다니더라구요~
저희 아부지는 일전에 미국 갔다 오시면서 모자를 사오셨는데
그게 글쎄, '메이드 인..오스트리아'더라구요 -_-;;;
저희 어머님은 올해 칠순이십니다.
물론 환갑은 그냥 넘어갔고... (-_-)ㅋ
올해는 형,형수,조카,저,마눌,예지,어무이 이렇게 모든 식구가 다 같이 제주도에 다녀 오기로 약속을 했죠.
작년부터 약속을 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움직이는 쪽수가 많다보니 시간이 잘 맞춰질런지가 문제네요.
어쨌거나, 우리집의 꼬맹이 아가씨도 울 와이프 친구가 호주에 갔다가 호주의 상징인 캥거루 인형을 선물로 사온걸 받았는데...
마데 인 치나 더군요.
itsme> 저도 어디에 쓸지 생각이 나버렸어요. 너무 유용한 용도로 생각이 나서 심장이 콩닥거릴 정도예요. >.<
윙이> 예전에 이종사촌 오빠가 수학여행을 설악산으로 다녀와서는 돌하루방을 사왔더라고 이모가 황당해 하시던 얘기가 생각나는군요. ㅋ~
오솔길> 저도 이 돈으로 온 가족이 여행갈 곳을 생각안해 본 것이 아니었는데, 시간도 안맞고 3월이 엄청 싼 비수기더라구요. 그래서 동생이랑 제가 꾹 참고 부모님께 몰아드렸습니다. 저희도 칠순 때는 온 가족이 함께 떠나봐야지 싶어요.
가인 > 돈 땜에 덜덜 떠시더니 당장 다녀오셔서는 너무 좋아하시네요. 이걸로 한 일년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니실테죠? 사실 어른들은 그게 더 큰 선물거리인 것 같더라구요.
191970> 사실 여러분들께서 칭찬해줄 실 것 같기는 했지만, 막상 받으니 기분 진짜 좋네요. 아~ 유치한 아니카는 언제 철이 들까요. ^^;;
효겸> 저도 당장 알아보기 시작할 때는 일정 맞추느라고 힘들었는데, 막상 질러 버리니까 부모님이 거기에 맞춰버리시더군요. 운이 좋았죠. 저는 다음 칠순 때 온 가족이 중국이나 일본으로 가자고 하고 싶네요.
홍련> 오~ 인도네시아. 새로워요. ㅎㅎ